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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권자가 선택한 10가지, 비백인·여성의 승리 등

민주적 사회주의자들 선전...월스트리트, 바이든에 4배 이상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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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치러진 미국 대선이 현지 시각으로 4일째 개표 중이지만, 대선과 함께 실시된 상하원 선거 및 주민투표 결과는 모두 뚜렷한 결과를 내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당선이 확정되는 270표에서 여전히 6표 부족한 상태이다. 그러나 바이든은 개표가 완료되지 않은 핵심 주인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역전했고, 조지아에서도 앞서고 있어 그의 당선은 확실시되고 있다.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동률로 각각 43명을 확보하고 있고, 하원은 민주당 213명, 공화당 194명을 기록했다. 지난 선거에 비해 민주당 의석은 상원에서 1석 늘었지만, 하원에선 5석이 줄어들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연이어 선거 불복 입장을 내고 폭력을 선동하는 한편, 그의 추종자들은 거리 대결에 나서고 있어 사회 불안은 대선 이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개표가 진행 중이지만, 미국 유권자들이 선택한 주요 이슈를 살펴본다.

[출처: DemocracyNow!]

#1 기록적인 투표수, 백인 투표율은 하락

이번 미국 대선에는 모두 1억6천만 명이 투표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1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지난 선거에 비해 약 2300만 표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유색인종 유권자의 표는 늘었지만 백인 유권자의 투표율은 줄어들었다.

<데모크라시 나우>에 따르면, 미국 전체 유권자의 13%는 라틴계로, 이는 2060만 명에 달하며 지난 선거에 비해 65% 증가(800만 명)한 수치다. 라틴계 유권자의 3분의 2가 투표한 셈이다. 아시아계는 2016년보다 360만 명이 더 투표에 참가했다. 흑인 유권자의 경우에는 1710만 명에서 1900만 명으로 약 200만 명 늘었다.

그러나 백인 유권자 비율은 크게 떨어졌다. 백인 유권자 수는 2016년 1억 명에서 이번에 1억270만명로 소폭 확대에 그쳐, 전체 투표 수에서 차지한 비율이 71%에서 65%로 떨어졌다.

  차례로 성별, 인종, 연령, 교육 수준에 따른 득표 차이 [출처: 비비씨 화면캡처]

#2 인종적 분열…여성·비백인·청년·고학력 유권자 다수, 바이든 지지

<비비씨>에 따르면, 플로리다 출구 조사 결과, 백인은 61%가 트럼프를, 38%는 바이든을 지지했다. 반대로 바이든은 비백인 유권자에게는 과반수 이상을 득표했다. 흑인의 89%, 라틴계 52%, 아시아계 등은 59%가 바이든을 지지했다.

그러나 <엔비씨뉴스>는 5일 민주당의 흑인 유권자 득표율은 지난 선거에 비해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바이든은 성별로는 남성의 48%, 여성의 56%, 인종별로는 백인의 42%, 흑인 87%, 라틴계 66%, 아시아계 63%, 기타 58%의 득표율을 보였다.

바이든이 낸 연령에 따른 득표율은 18-29세 62%, 30-44세 52%, 45-64세 50%, 65세 이상이 48%로 나타났다.

교육 정도에 따른 득표율은 대졸자 이상의 55%가 바이든을 지지했고 대학을 다니지 않은 유권자에게선 49%의 득표율을 보였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연 10만 달러(1억 1,215만 원) 이하 유권자들은 트럼프를 선호했다.

<워싱턴포스트>가 7일 보도한 에디슨 리서치 출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백인여성의 경우에는 트럼프의 득표율이 더 컸다. 흑인 여성 10명 중 9명, 라틴계 여성 10 중 7명은 바이든을 선택한 반면, 백인 여성 과반수 이상은 트럼프를 택했다.

후안 곤잘레스 <데모크라시 나우> 기자는 5일 “트럼프에 대한 성폭행 혐의, 여성 폄하, 가족 분리 정책에도 백인 여성에게 더 많은 득표했다”며 “흑인 여성들과 라틴계 여성들이 민주당을 위해 투표하고 있지만 백인 여성들은 투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인종적 성별 격차가 있으며, 이는 좀 더 분석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3 라틴계도 바이든이 다수

한편, 트럼프가 예상보다 선전한 이유를 두고 여러 언론은 라틴계 유권자층 때문이라는 분석을 냈다. 그러면서 바이든에 대한 트럼프의 ‘사회주의자’ 공세가 효과를 발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남미 사회주의/좌파 정부를 피해온 우파 성향의 이민자가 밀집한 마이애미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바이든에게 돌아간 전체 라틴계 유권자의 표는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4 문제는 경제…빈곤층 확산

<비비씨> 보도에 따르면,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경제’로 나타났다. 대선 투표를 하는 데 있어 5가지 이슈 중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사항이 무엇이냐고 묻는 조사에 응답자는 경제 35%, 인종차별 20%, 코로나 팬데믹 17%, 범죄와 안전 11%, 보건정책 11%라고 답했다.

한편, 11월 첫 주 75만1천 명이 신규 실업기금을 신청해 미국 등록 실업자 수는 3천 명이 넘었다. 피딩아메리카는 올해 음식보조비를 받는 인구가 어린이 170만 명을 포함해 5천만 명을 넘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5 민주적 사회주의자들 선전

5일(현지 시각) 미국민주적사회주의자(DSA)에 따르면, DSA가 지지한 후보 37명 중 28명이 선거에서 승리했다. 또 9개 주민투표 중 8개 선거에서도 승리를 이끌어냈다.

이들이 지지한 후보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뉴욕) 등 여성 4인방을 비롯해 코리 부시(미주리), 자말 보우만(뉴욕) 등이다.

#6 건재한 여성 ‘스쿼드’ 4인방

트럼프에게 내내 공격 받았던 미국 유색인종 여성 하원의원 4명이 모두 재선에 성공했다.

이들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일한 오마, 러시다 털리브, 아이아나 프레슬리 의원으로 모두 60-80% 사이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했다.

일한 오마 의원은 당선 직후인 6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옥 파괴를 비난하며 “이것은 중대한 범죄”라고 발언했다. 지난 3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서 70채 이상의 주택 등을 파괴해 41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베두인 73명이 집을 잃었다.

#7 월스트리트, 바이든 집중 지원

<씨엔비씨> 10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월스트리트는 7400만 달러 이상을 바이든에게 후원했다. 이는 트럼프가 받은 1810만 달러의 4배에 달한다.

#8 푸에르토리코 선거 결과

푸에르토리코는 주민투표를 실시해 코로나 검사를 무료로 실시하기로 했다.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자는 투표도 찬성 결과를 냈다. 찬성파는 일부 세금을 내면서도 사회보장을 받지 못해 주 편입을 통해 이를 달성하고자 했다.

이외에도 아나 이르마 리베라 라센(상원) 등 4명의 LGBTQ 후보가 당선한 결과가 주목된다.

#9 인종차별 검사 퇴출, 15달러 도입, 대마 합법화

<가디언>에 따르면, 조지아 유권자들은 지난 2월 25세 흑인 아머드 알버리를 살해한 백인 부자 사건을 2개월이 넘도록 기소조차 하지 않아 비난을 받은 검사를 퇴출했다. 이 사건의 여파로 현지에선 블랙라이브즈매러 운동이 더욱 확산된 바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유권자들도 비리 혐의로 보안관 14명을 기소하기로 결정했다.

플로리다 유권자들은 주 시강당 최저임금이 향후 몇 년 안에 15 달러로 인상돼야 한다고 결정했다. 주의 현재 최저임금은 8.56달러이다.

지난해 버클리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시간당 15달러의 최저임금은 빈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며 저소득 지역의 일자리를 줄이지 않는다고 밝혀졌다.

4개 주가 대마초 이용을 기호용, 2개주는 의료용으로 합법화했다.

오레곤에서는 코카인, 헤로인, 옥시코돈 및 메탐페타민과 같은 경질 약물도 비범죄화했다. 지지자들은 오레곤 법안이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과 인종 차별을 줄일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10 민주주의는 사회운동이 방어

미국에선 여러 지역에서 선거 결과를 보호하기 위한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데모크라시 나우>에 따르면, 6일 뉴욕시에서 야간 시위 도중 18명이 체포됐다. 캘리포니아 마리코파카운티 선거당국 밖에서는 몸싸움이 일어났다.

대선에 앞서 미국 인권, 평화, 노동, 여성 등 사회운동 각계는 ‘결과를 보호하라’라는 운동을 진행하고 투표일 전후로 투표와 개표 작업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을 준비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폭력을 선동하면서 시위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6일에도 필라델피아 당국은 총기로 무장한 남성들이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컨벤션센터를 공격해 2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이들은 음모이론을 지지하는 스티커들을 부착하고 있었다.

트럼프 측이 개표 작업을 중단시키기 위해 낸 소송은 잇따라 기각되고 있다.

조지아 법원은 53개 부재자 투표 용지가 너무 늦게 도착해 개표돼선 안 된다는 소송을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이외 미시간 주나 펜실베니아에서도 유사한 소송에 같은 결과가 났다. 현재까지 펜실베니아에서만 트럼프 캠페인 측이 개표 작업에 6피트(약 1.8m) 더 가까이 갈 수 있다고 판결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