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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도 유리천장…관리자 중 여성은 20% 미달

여성 고용 소홀해도 경영평가 A등급 척척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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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평등을 촉진하는 적극적 고용개선 조치에 소홀해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A등급을 받는 것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를 공약하면서 내세운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계획이 무색하게 됐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성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공공기관 여성관리자 비율이 15.9%(2015년)에서 18.8%(2019년)로 매년 꾸준히 증가해왔지만, 여전히 20%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이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공공기관 사회형평채용 현황’ 자료를 통해 이 같은 현황을 분석했다.

지난해 전체 공공기관 339개 중 여성고용기준에 미달한 기관은 60곳(17.7%), 여성 관리자 기준에 미달한 기관은 148곳(43.7%)으로 절반에 가까웠다. 둘 다 미달한 곳은 51곳(15.0%)에 달했다.

여성고용기준은 사업장이 자율적으로 여성 노동자 또는 관리자 비율이 업종별·규모별 평균 70%를 충족하도록 이끌어 남녀고용 평등을 촉진하는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A)제도다.

전체 공공기관 중 기획재정부의 경영평가를 받는 기관(129개)들 또한 여성고용기준과 여성 관리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기재부 경영평가 대상 129개 기관 중 여성고용기준에 미달한 기관은 17곳(13.2%), 여성 관리자 기준에 미달한 곳은 67곳(51.9%)로 나타나 절반 이상의 기관에서 여성 관리자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기준을 미달한 곳은 15곳(11.6%)이었고, 그중에선 기재부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기관도 세 군데나 있었다. 예금보험공사,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세 곳이다.

이밖에 지난해 말 기준 장애인고용 의무를 미이행한 곳도 157곳으로 집계됐다. 공공기관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정, 고시된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은 장애인을 3.4% 이상 고용해야 한다. 장애인고용을 이행하지 않은 공공기관 중 기재부 경영평가를 받는 기관은 30곳에 속했다. 이 중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수력원자력(주)는 A등급을 받아 공공기관의 사회형평채용 이행이 경영평가에 적절히 반영되지 않았음을 방증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부터 여성 임원이 없는 공공기관에 최소한 한 명 이상의 여성 임원을 임용하고 그 결과를 기관 평가에 반영하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에 “여성‧청년‧장애인 등 균형 채용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제도가 도입됐지만, 고용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기관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며 “고용기준 미달 시 경영평가에서 페널티를 높여 공공기관이 적극적 고용조치를 이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