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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멸종저항 232명 연행…“우리는 살고 싶다”

런던증권거래소, 영란은행, 의회 등에서 기후위기 비상조치 촉구 직접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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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국회의원들이 기후위기 비상법안을 지지할 때까지 10일간의 시위로 영국 의회를 평화롭게 붕괴시킬 계획이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기후단체 멸종저항(XR)이 1일(현지 시각) “우리는 살고 싶다”라는 구호 아래 런던증권거래소와 영란은행, 의회와 총리관저, 쉘 등 주요 석유기업 앞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을 묻고 비상조치를 촉구하는 10일 간의 직접행동에 돌입했다. 영국 언론은 2일까지 최소 232명 이상이 직접행동 중 연행됐다고 보도했다.

  멸종저항 의사들(Doctors for XR) [출처: @XRHackney]

‘멸종저항 의사들(Doctors for XR)’은 2일 영국 런던 의회 광장을 점거하고 시신 퍼포먼스를 벌였다. 의사들은 이 행동을 통해 기후 위기가 어떻게 시민의 죽음을 초래하는지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죽음에 대한 슬픔을 표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른 활동가들은 의회 앞 차도에 앉거나 누워 교통을 방해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의 통근로에도 누워 교통을 방해해 총리는 이 도로를 우회하여 출근해야 했다.

활동가들은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 밖에서도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투자 중지를 촉구하며 연좌시위를 벌였다. 런던증권거래소 앞에서는 아시아계 활동가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영국 채굴회사 GCM 등이 아시아 지역을 황폐화한다며 기후악당 기업을 퇴출하라고 요구했다.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석유기업 쉘(Shell) 앞에선 이 기업이 나이지리아에서 자행한 폭력적인 유전개발과 원유 유출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현지 출신 활동가가 발언했다. 영국 재무부 밖에서는 ‘부패의 카니발’이라는 행사가, 영란은행 인근에서는 ‘수치스런 행태’란 이름의 직접행동이 예정돼 있다. 경찰은 공공질서 위반, 고속도로와 경찰 방해, 비상근무자 폭행 등 다양한 혐의로 활동가들을 체포했다. 연행자 중에는 90세 연령의 시위자도 있었다.

  바클레이즈 앞 연좌시위 [출처: @XRHackney]

[출처: DemocracyNow!]

시위에 참가한 한 활동가는 “코로나? A급 위기? 이것(기후위기)이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이다. 가능한 큰 소리로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멸종저항 활동가들은 특히 이번 행동을 통해 의회가 기후위기비상법안(CEE)을 통과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법안은 2050년 안에 온실가스 제로를 목표로 국제항공과 해운, 소비 규제 조치를 정하고 있다. 법안은 영국 녹색당 칼라인 루카스 하원의원이 발의했으며, 멸종저항 외에도 노동당, 자유민주당, 스코틀랜드국민당 등이 지지하고 있다. 직접행동은 코로나19로 인해 영국 의회가 회기를 일시 중단한 가운데 열렸다. 활동가들은 개원 후 의원들이 이 법안을 시급히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루카스 의원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자연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빠르고 과감하고 포괄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의 교훈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이 법안을 통과시키고 그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과학계가 요구하는 규모와 속도를 낼 때”라고 말했다.

멸종저항은 지난해에도 10일간의 ‘가을 항쟁’을 벌인 바 있다. 이때는 1700여 명이 체포됐다.

[출처: @DrEmilyGross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