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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13일 쿠팡맨, 새벽 배송하다 사망, “고강도 노동 심각”

‘코로나’로 물량 치솟아...고중량 물건 계단으로 수차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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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배송 업무를 하던 쿠팡 배송노동자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배송노동자의 고강도 야간근무에 대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2일 새벽 1시경, 경기도 안산 1캠프 구역 배송 업무를 하던 40대 중반 A씨가 사망했다. 고인은 주택 5층에 고중량 물건을 계단으로 수차례 나르다 사망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른바 ‘쿠팡맨’이라고 불리는 쿠팡 배송노동자로, 일한지 13일 된 비정규직 야간 노동자였다.

사건 당시 A씨의 동료들은 새벽 1시 경까지 연락이 닿지 않은 고인을 수소문한 끝에, 새벽 2시 경 마지막 배송지 주변에서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당시 고인은 차를 세워 놓고 배송을 하는 도중에 심정지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과 같은 일을 하는 B씨는 “최근 몇 달 간 코로나19 사태와 쿠팡의 정책 변경에 따른 업무 과부화로 노동 강도가 높아진 상태”였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로 쌀과 같은 고중량 식료품들의 배송 비율이 높아졌고, 이 일들이 쿠팡맨에게 몰리다보니 노동 강도가 더 심화됐다는 얘기다.

또한 B씨는 올해부터 야간 배송 노동자들의 업무 강도가 더 높아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신선식품을 새벽 7시 내로 배송해주는 ‘로켓프레시 배송’은 ‘쿠팡플렉서’라는 배송기사들이 주로 맡았지만, 올해 1월부터 쿠팡맨의 업무 비중을 늘렸다는 것이다. 쿠팡플렉서는 자차를 이용해 물건수로 단가를 받는 노동자를 뜻한다. 현재 야간 쿠팡맨은 밤 10시에 출근해 오전 8시까지 배송업무를 하고 있다.

B씨는 “배송 물건 수에 따라 플렉서들에게 돈을 지급하다 보니 단가가 높아져 쿠팡맨의 이용률을 높인 것”이라며 “일반물건보다 프레시 물건의 중량이 크다. 플렉서들은 가구 수가 아니라 물건 하나로 단가를 받기 때문에 플렉서들을 사용하면 단가가 많이 나간다”고 설명했다. 현재 쿠팡맨의 인센티브 제도는 물건 수가 아닌 가구 수로 책정 돼 있으며, 무거운 중량의 물건을 배송해도 인센티브는 동일하다.

아울러 그는 “거기다 최근 코로나사태가 터졌다. 지난달 어마어마하게 물량도 많은 대다가 고중량도 늘어났다. 엎친데 엎친 격이었다. 이로 인해 우리 캠프에서는 휴직하거나 힘들어서 그만두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쿠팡맨 물량이 150~200% 정도 늘었다. 평소 150~200개 정도였던 물량이 400개 까지 치솟은 셈이다.

김한별 공항항만운송본부 조직부장은 “기존에도 야간 쿠팡맨들은 새벽 배송을 모두 감당하고 있었으며 주간에 비해 비정규직 비율이 높았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뿐 아니라 원래부터 쿠팡맨의 노동 강도는 심각한 상황이었다”며 “과도한 물량을 정해진 시간 안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휴게시간도 보장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4월 29일 쿠팡지부는 노동청에 휴게시간 보장관련 고발을 진행한 바 있다.

김한별 조직부장은 “신입 4주차 비정규직이면 물량에 대한 압박이 컸을 것”이라며 “정규직 전환이 걸려 있는 문제라 쉬는 시간 없이 노동했을 가능성이 크다. 어떤 면에서 예견된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배송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 쿠팡맨들의 정규직 전환 비율은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조직부장은 “회사는 2년 동안 쿠팡맨으로 일하면 90%가 정규직이 된다고 한다. 문제는 100명이 입사를 할 경우 6개월 마다 있는 테스트에서 해고당하다 보니 100명에서 5~10명 정도가 남는다. 쿠팡 측이 이 사람들만을 정규직 대상으로 해석해 90%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는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테스트 기간이 바뀌었다.

한편 쿠팡 관계자는 <참세상>과의 통화에서 “(노동 강도와 관련해서는) 경찰 조사 중이라 말하기 조심스럽다”며 “고인은 지난달 중순에 입사한 4주차 쿠팡맨이었다. 13일 정도 일했고 입사초기 3개월은 훈련기간이라 일반 쿠팡맨의 50%정도를 일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회사는 현재 유족을 위로하고 보상 절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박하사탕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돌깡패

    아! 너무 안타깝습니다.
    최근 모든걸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있는데 나도 일조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도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
    고민이 많아지네요.
    대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