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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문중원 기수 교섭 합의...사망 99일만에 장례치러

시민대책위, “‘마사회 적폐권력 해체를 위한 대책위원회’로 전환해 투쟁 이어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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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후 8시 경 문중원열사대책위·시민대책위와 한국마사회 간 교섭이 합의에 이르렀다. 고 문중원 기수가 사망한지 99일, 정부서울청사 옆에 시신을 안치한 지 71일만이다.


열사대책위와 시민대책위는 7일 정부서울청사 옆 시민분향소에서‘문중원 기수 죽음의 재발방지를 위한 합의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7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 마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내기 위해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요구했다”며 “비록 한계가 있는 안이지만, 시민대책위원회는 100일 전 장례를 치러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이 합의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아직 합의가 지켜지도록 싸우는 일도 남았다”며 “이제 문중원 기수의 장례를 치름으로써 유가족의 결단에 의지해서가 아니라 노동자들과 시민대책위원회의 힘으로 투쟁을 이어가고자 한다”며 시민대책위원회를 ‘마사회 적폐권력 해체를 위한 대책위원회’로 전환할 것을 전했다.

‘부산경남경마공원(부경공원) 사망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합의서(합의서)’의 주된 내용은 ▲연구용역 ▲책임자 처벌 ▲제도개선 ▲유족관련 등이다.


고 문중원 기수 부인 오은주 씨는 “나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었지만, 99일 동안 잊지 못할 인연을 만났다. 많은걸 깨닫고 배우며 한 뼘 더 성장했다. 슬프면서도 나에게 꼭 필요했던 시간이었다”며 “한국마사회와 마지막 합의를 했다. 쉽지 않은 교섭이었다. 교섭위원들에게 너무 고맙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한 마디 없다. 노동존중 문재인 정부의 촛불은 꺼졌다.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마사회는 책임자 처벌과 관련해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른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합의서를 통해 마사회는 고 문중원 기수의 사망사고 책임자가 밝혀질 경우, 형사 책임과 별도로 마사회 인사위원회에 면직 등 중징계를 부의해야 한다. 또한 합의서에 따르면 징계여부 확정 전까지 책임자에 대한 직위부여해제를 유지한다. 또한 징계위원회 진행 시 사건관계인이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시했다.

또한 제도 개선안에는 ▲마사회가 부경공원 부가순위상금을 신설하지 않는 대신 부경 기수 상금 중 일부에 서울의 부가순위상금 공제율이 적용(기수 전원 동의 전제)되도록 할 것(경쟁성 완화) ▲마사회는 부경 외국인 기수 도입 시 한국인 기수와 차별이 없도록 할 것(차별금지) ▲재해위로기금 증액, 운동처방사 지원(건강권) ▲정량평가를 면허취득경과기간 30점, 근속 10점, 수탁능력 40점으로 변경하는 등 조교사 개업심사의 투명성 확보 등을 합의했다.

이밖에 기승계약서 표준안, 기수면허갱신제도 보안, 소득안정, 한국경마기수협회 부산경마지부 사무국 운영 지원, 2017년 합의 내용보완 등 총 9가지의 제도 개선안을 합의했다.

또 마사회는 부경기수 사망사고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위해 합의일 기준 3개월 이내 연구용역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연구 대상은 부경공원 경마관계자(조교사, 기수, 관리사) 및 계약, 관리(면허 자격 등) 관계에 있는 마사회 직원이다. 내용은 경마시스템 배경 및 현황분석, 경마관계자의 계약관계와 업무실태 등이다. 합의서에 따르면 마사회는 연구용역 결과를 정부에 보고하고, 실행 가능한 제도개선안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유족과 관련해서는 마사회가 장례지원 및 경마관계자의 위로금 모금 등을 통해 유족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기타 세부사항은 미공개로 알려졌다.


김명환 민주노총 열사대책위 위원장(민주노총 위원장)은 “99일, 100일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단초를 시작으로 마사회 권력을 해체하는 문중원 열사의 유지를 받들어 999일 투쟁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9900일의 투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것을 시민대책위, 민주노총과 시민들, 유족과 함께 실현해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서울청사 옆 시민분향소에 있던 운구차는 7일 오후 4시경 서울대병원에 도착했다. 고 문중원 기수의 장례는 ‘한국마사회 적폐권력 청산 문중원열사 노동사회장’의 이름으로 3일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오는 9일 오전 7시이며, 노제와 영결식은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오후 2시로 계획돼있다. 장지는 양산 솥발산 공원묘원이다.

7일과 8일 오후 6시에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층에서 추모제가 진행된다. 고 문중원 기수의 빈소는 서울대병원장례식장 4호실이며, 조문은 7일 오후 6시경부터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