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처가 달라졌다. 시선이 닿는 곳에 낮고 낡은 것들이 늘어났다. 그것들은 대개 거칠고 투박했다. 원래 살던 곳과 30분 멀어졌을 뿐인데 집값은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속해 있을 땐 당연하다고 느끼던 것들이 어지럽게 다가왔고, 나의 질문은 서울의 뒤 켠 골목으로 향했다. 미끈하고 반짝이는 것들 뒤에 이리저리 자리 잡은 물체들이 있었다.
머무는 이들은 들고 놓는 행위를 하며 갈무리했다. 들여다보아도 또렷이 정의되지 않았다. 태연하게 자리하고 있는 모습이 단단하게 보이다가도 이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수순을 기다리듯이. 그리고 또 다른 곳에서 다시 보여지겠지. 그리고 또 사라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