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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 문중원 기수 사망은 정부 책임”, 청와대 상여행진 벌여

마사회 문중원 기수 사망 39일째, 마사회와 정부는 모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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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문중원 기수가 마사회의 부정 비리를 비판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39일을 맞은 가운데, 유족과 노조 및 시민사회가 상여를 메고 청와대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 3년간 공기업인 한국마사회에서 4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정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은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로, 고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지난 2018년 1월,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마사회 회장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김 회장이 한 달이 넘도록 유족과 노조의 면담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고, 청와대도 별다른 대책을 대놓지 않으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마사회 고 문중원 기수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시민대책위(시민대책위)는 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시민분향소에서 청와대까지 상여 행진을 벌였다. 행진에 앞서 고 문중원 기수의 부친인 문군옥 씨는 “김낙순 회장에게 수차례 면담을 요청했지만 문전박대를 당했고, 경찰은 며느리에게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며 “이제 문재인 대통령께 책임을 묻기 위해 비통한 심정으로 청와대로 출발하려 한다”고 밝혔다.

진기영 시민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도 “문중원 기수는 마사회의 부조리한 구조를 혼자 힘으로 극복할 수 없어 죽음으로 알려내려 했고, 이를 유서에 적었다”며 “하지만 마사회는 온갖 왜곡과 거짓된 내용을 언론을 통해 알려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문재인 정부 3년간 4명이 사망했고, 2017년 박경근 열사 사망 후 김낙순 회장이 마사회에 낙하산으로 왔다”며 “연이은 노동자 죽음에 대한 정부의 근본적인 책임과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고 문중원 유족과 노조, 시민사회는 지난 12월 21일, 레츠런파크 서울에서 김낙순 마사회장의 면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마사회 측은 유족 면담을 거부했으며, 그 과정에서 경찰이 고 문중원 기수 부인에게 폭력을 행사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 1월 4일에도 시민대책위가 레츠런파크 서울에서 김낙순 회장 면담을 요구했지만, 경찰이 이를 가로막으면서 충돌이 발생해 5명이 연행됐다.

지난 12월 27일에는 유족과 시민대책위가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 빈소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또 다시 경찰과 충돌했다. 특히 경찰은 렉카를 동원해 고 문중원 기수의 운구차 견인을 시도하기도 했다. 현재 유족과 시민대책위는 11일 째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 차린 분향소와 시신 운구 차량을 지키고 있다.

청와대 상여 행진에 나선 대책위는 “차마 문중원 기수의 시신을 또 옮길 수 없어 헛 상여를 메고 ‘문재인 정부가 이 억울한 죽음을 책임져라’고 촉구하며 행진한다”며 “이제 마사회 김낙순은 무엇을 해결할, 무엇을 책임질 자격이 없다. 고인의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는 유족과 시민대책위는 이제 문재인 정부에 책임을 물으러 청와대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