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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운수노련 대표단, 광화문에서 안전운임제 실시 촉구

“안전운임제, 화물 노동자 과로·과속 막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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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운수노련 대표단이 27일 한국을 방문, 31일 한국 정부에 안전운임제 도입을 촉구했다.

국제운수노동조합연맹은 세계 47개국, 670개 노조, 1800만 명 이상 조합원이 속한 국제산별조직이다. 31일 화물 노동자 4천여 명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제대로 된 안전운임제 쟁취 총력 투쟁’을 여는데, 국제운수노련이 이 시기에 맞춰 연대 방한한 것이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노동자에게 적정 임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지금껏 한국 화물 노동자는 ‘화주-운수사업자-차주’라는 다단계 착취 구조 속에서 정당한 운임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화물 노동자들은 생계를 유지하려 과속, 과로에 내몰렸고, 이는 교통사고 문제를 불렀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에 따르면 한국은 화물차 사고로 매해 1천여 명의 사람이 목숨을 잃는다. 이에 화물 노동자들은 노동 기본권, 사회 안전을 위해 ‘안전운임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국제운수노련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와 함께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운임을 쟁취하기 위한 한국 화물 노동자의 투쟁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운전기사를 비롯한 모든 노동자가 하는 일에 대해 적정 임금을 보장하는 것은 기본적인 존엄과 안전의 내용이다. 한국 정부는 기본적인 원칙을 고려해 화물 노동자들이 공정한 운임을 받도록 올바르게 결정하라”고 밝혔다.

팀 비티(Tim Beaty) 미국 팀스터노조 세계전략실장은 기자회견에서 “안전운임제를 시행하면 질 높은 운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 운수사업장에는 예측 가능한 사업과 안정성을, 운수 노동자들에겐 더 좋은 노동 조건을, 모든 국민에겐 안전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캘리포니아는 지난해 안전운임제와 비슷한 성격의 법을 도입했고, 공급사슬 전반, 특히 재벌 유통기업에 노동 조건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했다. 그 결과 노동 조건은 향상됐고, 도로를 위험에 빠뜨리는 화물 기업은 퇴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드윈 아테마(Edwin Atema) 네덜란드노총(FNV) 부설 조사감시센터 조사연구실장

에드윈 아테마(Edwin Atema) 네덜란드노총 부설 조사감시센터 조사연구실장은 “네덜란드도 화주의 책임을 강제하는 법·제도를 도입했다”며 “대기업 화주들은 법을 통해 노동 조건을 책임지고, 도로를 안전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한국의 안전운임제 도입 투쟁은 정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운수노조 김정한 화물연대본부장은 “열악한 환경에 처한 한국 화물 노동자들은 안전운임제가 필요하다”며 “안전운임제가 정착되면 과속과 과로가 줄고, 국민에게 안전을 돌려줄 것이다. 운임이 10% 인상되면, 교통 사망사고가 40% 감소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런데 정부는 안전운임제를 무력화하려 한다. 안전운임제를 탄압한다면 화물연대본부는 강력히 저항할 수밖에 없음을 알린다”고 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 안전운임위원회를 발족했다. 오는 10월 31일까지 논의를 거쳐 안전운임을 공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위원회 구성이 화주 대표 3명, 운수사업자 대표 3명, 차주 대표 3명, 공익위원 4명으로 사측 편향적이라는 비판이 있다. 차주를 착취하는 화주, 운수사업자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또 화물연대본부에 따르면 화주들은 위원회에서 ‘안전운임제와 도로 안전은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는 등 제도 취지를 부정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