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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장 제조업 파업 승리…“트럼프 일자리 뻥에는 파업으로”

미국 노동자들 지난해 파업 규모, 30여 년 만에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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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정권 하에서 3개월이라는 최장기 파업을 기록한 제조업 노동자들의 투쟁 승리 소식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투쟁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약한 트럼프 대통령의 거짓말에 대한 노동자들의 대답이라는 평이 나온다. 이 지역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았던 러스트벨트이기도 하다. 미국 노동자들의 파업 규모가 지난해 기록적으로 늘어났다는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노동운동 전문 이슈 페이지 <레이버노츠>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니아 이리에서 철도용 부품업체 왑텍(Wabtec) 노동자 1,700명이 3개월 간의 파업과 시위 끝에 지난달 12일 회사로부터 양보안을 받아냈다. 왑텍 노동자들은 전기·라디오·기계노동자연합(UE) 소속이며 UE는 미국노동총연맹(AFL-CIO)에 가입하지 않은 전투적 노동조합으로 평가된다.

[출처: www.labornotes.org/]

애초 왑텍은 지난 2월 GE 트랜스포테이션으로부터 공장을 인수하고 노조에 임금 삭감안 등 구조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리해고를 단행하겠다고 위협했다. 회사는 임금삭감을 포함해 연금과 퇴직자 건강보험 수당 지급 중단, 초과 근무 의무화와 시간당 16.75달러(약 19,800원) 이하의 2중 임금 체계 도입 등을 강행하고자 했다. 노동자의 20%는 비정규직으로 채용한다는 방침도 포함됐다.

이 같은 회사 통보에 반발해 노조는 9일간 전면 파업을 단행했다. 이후에도 직장 내 피켓 시위, 왑텍 타 공장 노동자들과의 연대 시위, 본사 및 주주 총회에서의 시위 등을 통해 회사를 압박했다.

현장 노동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노조는 회사와의 협상에서 우위에 섰고 4년 만기의 단체 협약을 통해 회사로부터 양보안을 받아냈다. 노조는 회사가 요구한 2중 임금 체계에 대한 절충안을 관철시키는 동시에 이 외의 양보안을 모두 막아냈다. 이 합의에 따라 회사는 고용을 유지해야 할 뿐 아니라 앞으로 일자리 100개를 신설하고 공장 매각 시 GE가 정리해고 한 노동자 460명에 대해 고용 우대조치를 실시해야 한다. 또 회사는 노조의 파업이 불법이라고 주장해왔지만 노조의 파업할 권리도 보장됐다.

펜실베니아 이리 지역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높은 지지율을 보였던 러스트벨트에 해당한다. 인구는 96,000명으로 1950년 131,000명에서 크게 줄었다. 가구 평균 중간 소득은 35,800달러일 뿐이다.

스콧 슬로슨 UE 위원장은 이번 파업을 두고 “왑텍은 이 지역에서 가장 큰 제조업 중의 하나로 이곳 노동자들은 여전히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 자신과 이리 지역의 미래를 위한 희망적인 길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미국 파업 등 노동쟁의 규모, 1986년 이후 최다

한편, 미국 노동자들의 투쟁은 수십 년 만에 다시 늘어나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청이 지난 2월 12일 발표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파업이나 노동쟁의에 나선 노동자들의 수가 기록적으로 증가했다. 모두 485,000명이 지난해 주요 노동 쟁의에 참여했는데, 이 수는 198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고 미국 온라인 뉴스 VOX가 보도했다.

노동쟁의 수의 증가는 보통의 미국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경제 기적’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이 언론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