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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주년 세계 노동절, “정부 노동 개악 막아서자” 결의

민주노총 조합원 전국 5만 7천여명 모여 ILO 핵심협약 비준 등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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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김한주 기자]

129주년을 맞은 세계 노동절, 서울시청 광장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탄력근로제 확대와 최저임금법 개악 등 노동기본권에 대한 후퇴 시도가 계속되면서 노동자들은 노동 개악 저지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출처: 김한주 기자]

5월 1일 세계 노동절을 맞아 민주노총은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13개 지역에서 기념대회를 개최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서울, 경기, 인천, 강원 등 수도권 조합원 약 2만 7천 명이 모였다.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13개 지역 노동절 대회엔 총 5만 7천여명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ILO 핵심협약 비준 △비정규직 철폐 △재벌개혁 △한반도 평화통일을 요구하며 노동개악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를 규탄했다.

[출처: 김한주 기자]

민주노총은 129주년 세계 노동절 선언문에서 노동개악 시도를 저지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넘어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과 최저임금 차별을 법으로 만들겠다는 반노동적인 노동개악 시도가 아직도 국회 안에서 싹을 키우고 있다”라며 “우리는 이러한 편법적 퇴행적 개악 시도를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또 100만 조합원 시대를 강조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가 세상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눈가리고 아웅하는 보수정당과 보수언론의 악선전 속에서도 민주노총은 100만 조합원으로 모였다. 100만 민주노총은 우리의 투쟁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명확한 증거”라고 짚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129년 전 선배 노동자들은 노동시간 단축, 야간노동 규제, 노동안전 강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지급, 결사의 자유 인정과 단결권 보장을 요구하며 공동실천과 연대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라며 “주 5일 노동과 주당 최대 52시간 노동을 법제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탄력근로제 개악을 강요받고,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률로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저임금 노동을 강요받으며, 산안법보다 뒤처지는 시행령으로 노동자 생명과 건강권을 위협받는 작금의 대한민국 노동자들이 쟁취하려는 요구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ILO핵심 협약 비준과 온전한 노동기본권 쟁취는 더 이상 미루거나 양보할 수 없다”라며 “메이데이 투쟁정신을 받아 안고 탄력근로제와 최저임금제 개악을 저지하고, ILO핵심협약 비준을 관철하고, 노조 파괴법을 전면 중단하기 위해 총파업 깃발 아래 100만의 단결투쟁을 보여주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13년 만에 노사합의를 이끌어 낸 콜텍 노동자도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이인근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콜텍지회 지회장은 “잘못된 부당해고를 바로잡고 현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투쟁한 13년 동안, 콜텍지회의 투쟁을 지지하고 엄호해주신 조합원 동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며 “약속했던 현장으로 돌아가지는 못했지만 이제 힘찬 노동법 개악 저지 투쟁을 동지들과 함께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투쟁 발언에 나선 김영섭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장은 ILO 핵심 협약 비준에 앞서 정부가 노동기본권을 존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정부가 의지가 있다면 136명 공무원 해고 노동자들의 조건 없는 복직에 나서야 한다. 전교조의 법외노조 역시 즉각 취소해야 한다”라며 “ILO 핵심 협약 비준을 운운하지만 알맹이도 없고, 의지도 없어보인다”라고 비판했다.

힘내라, 투쟁하는 여성노동자!

[출처: 김한주 기자]

수도권 본대회를 마치고 참가자들은 5개 경로로 흩어져 행진했다. 민주노총 대표단, 화섬, 보건, 사무, 금속 등의 단위는 청와대 방향으로, 민주일반연맹은 정부서울청사로, 건설산업연맹은 서울고용노동청으로, 서비스연맹은 신세계 백화점, 공공운수노조는 대한상공회의소로 향했다.


금속노조는 행진 중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 멈춰 노조 파괴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신영프레시젼, 성진씨에스, 레이테크 조합원들을 응원했다. 금속노조 소속의 세 사업장은 여성 조합원이 대다수인 여성 사업장으로, ‘일자리 참사’라는 이름이 붙여질 정도로 심각한 노조탄압과 정리해고 문제를 겪고 있다. 노동절대회 직전 서울 종로구 일자리위원회 앞에서 고용 참사 책임을 촉구하는 규탄 기자회견을 했던 세 노조는 금속노조의 지지에 밝게 화답하기도 했다.


이희태 금속노조 서울 남부지역지회 신영프레시젼분회 분회장은 “신영프레시젼의 지난 연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718억 원이다. 회사는 그 부를 만든 노동자를 단 한 명도 남김없이 모두 해고하고 먹튀 청산을 감행하고 있다. 여성 노동자들이 생존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1년 넘게 투쟁하고 136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 투쟁을 엄호해달라”라고 호소했다.

이 분회장은 원청인 엘지의 행태도 꼬집으며 “원청인 엘지 전자는 자기 책임 없다며 나 몰라라하고 심지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겠다고 운운한다. 엘지 전자와 신영프레시젼은 노동자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할 주체”라고 지적했다.

이날, 세 노동조합은 일자리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 참사에 있어 일자리 위원회의 역할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일자리 창출 뿐 아니라 일자리 유지 또한 중요한 사회적 책무로, 일자리 위원회가 하루아침에 쫓겨난 여성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청운동 사무소 앞까지 행진한 참가자들은 마무리 집회 후 해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