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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600만 여성 파업…“우리가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

세계 여성의 날, 세계 여성들 집회시위…“페미니즘은 계급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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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 세계 여성의 날, 스페인 여성들이 600만 규모의 총파업 시위에 나섰다.

지난해 스페인 여성들은 120개 도시에서 ‘페미니스트 파업’이라는 이름의 파업 시위를 조직해 세계적으로 시선을 끌었다. 당시 약 530만 명이 이 시위에 참가했다. 올해도 이들은 ‘우리가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 평등을 위한 파업’이라는 모토 아래 전국에서 1400여 개의 시위를 열고 동일임금과 성평등, 성폭력 반대를 위한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스페인 여성들이 파업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엘파이스]

현지 일간 <엘파이스>에 따르면, 이날 600만여 명이 2시간 총파업에 참가했으며 24시간 파업에 나선 이들도 있었다. 이외에도 바로셀로나에선 주요 간선도로가 봉쇄됐으며 학생들은 동맹휴업에 나서 시위에 참가했다. 페미니스트 단체를 비롯해 노동조합, 좌파 정당 등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 도시에서 대규모 행진시위를 열었다.

이번 파업과 시위 다수는 ‘3월8일위원회(Comisión 8M)가 조직했다. 이는 전국 페미니스트 단체 약 500개가 결성한 모임으로 지난해부터 행동을 준비해왔다. 스페인 최대 노총 CCOO와 UGT도 파업 조직에 함께 했다.

‘3월8일위원회’는 이날 집회에서 29장짜리 선언문을 낭독하고 이들 파업의 최종 목표가 “세계 질서와 만연한 이성애 중심의 가부장제, 인종주의와 신자유주의를 전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독성의 낭만적 사랑에 관한 고정 관념을 배제하고 새로운 종류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으며 “판사와 경찰관 등 공공부문 노동자에게 페미니스트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페미니즘은 계급투쟁이다”

스페인 외에도 전 세계 여성들이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젠더 평등과 폭력 반대를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진행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는 약 4천 명이 두테르테 대통령에 반대하며 시위에 나섰다. 시위 참가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국내 강간 사건이 153% 증가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혐오정치를 끝내라고 촉구했다.

인도의 뉴델리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도 성폭력과 성차별, 가정폭력 중단을 촉구하는 행진이 열렸다. 파키스탄에선 특히 여성아동의 조혼 풍습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독일에서도 베를린에서만 2만 명이 참가하는 시위가 열렸고 20개 도시에서 행사가 진행됐다. 베를린 시위에 참가한 반파시스트 운동그룹은 “페미니즘은 계급투쟁이다”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행진했다. 집회에 참가한 17세 엘리프 도간은 “우리에겐 원래 매일이 싸워야 하는 날”이라고 말했으며 루이제 마이어는 “자본주의와 가부장제는 함께 작동한다”며 “우리의 코뮌주의 전망은 사회와 재생산, 그리고 생산에서 연대적인 사회화를 말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에선 여성 시위들이 가사노동자 복장을 하고 정부청사 앞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포르투갈에서는 정부청사의 약 절반이 깃발로 가득찼고 가정폭력으로 사망한 여성들을 기리는 애도 행사가 열렸다.

터키에선 당국이 여성의 날 시위를 금지했지만 사람들은 도심에 모여 시위를 고수했다. 이들은 “우리는 두렵지 않다. 우리는 침묵하지도 복종하지도 않겠다”는 슬로건을 들고 행진했다. 터키 당국은 최루가스를 투입해 해산을 시도했다.

베네수엘라에서도 정치 갈등과 정전사태에도 수천 명이 세계 여성의 날 시위에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