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언론 참세상

‘카풀’ 자본파업에 주목받는 택시업계, 근본 해결책은?

[기고]② 전액관리제를 통한 완전월급제 시행이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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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17년 9월 4일, 김재주 전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장이 전액관리제 시행을 촉구하며 전주시청 옆 조명탑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그리고 1월 8일 현재, 492일이라는 최장기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1월 16일 김재주 씨의 고공농성은 500일을 맞는다. 전무후무한 극한투쟁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전주시청은 2016년 약속했던 ‘전액관리제 이행’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 <참세상>은 김재주 씨의 고공농성 500일을 앞두고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의 투쟁과 경과, 쟁점 및 계획 등에 대한 기고글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애초 카풀이 주목받은 이유는 택시의 승차거부, 난폭운전 등의 고질적 병폐 때문이었다. 안전이나 친절은 고사하고, 이 같은 대중교통 수단의 병폐로 시민들은 많은 불만을 표출해 왔다. 그렇다면 왜 이 고질적인 병폐들은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 질문의 답은 명확하다. 불법적으로 법인택시업계의 수익을 보장하는 제도인 ‘사납금제’ 때문이다.

[출처: 김한주 기자]

사납금제는 하루 운송수익금 중 일정액을 회사에 납부하는 제도다. 택시노동자들은 사납금(현재 1일, 12~14만원)에서 월 약 100만원의 임금을 받고, 1일 사납금을 제외한 초과 운송수익금을 수입으로 가져간다. 그러다 보니 단 얼마의 수익금이라도 벌기 위해 승차거부, 난폭운전이 횡행하게 된다. 또한 물가 상승률 대비 현저히 감소하는 수입 때문에 장시간 노동에도 내몰린다. 한 명의 승객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 좀 더 많은 수입을 올리기 위해 난폭운전과 승차거부가 일상화됐다.

카풀은 단거리 이동수단의 다양화라는 측면에서, 혹은 시민의 이동수단의 자유로운 선택권이라는 측면에서 단순히 반대할 문제는 아니다. 물론 그것이 대기업에 의한 플랫폼 노동자 착취로 이어진다면 물러설 수 없는 없는 문제다. 하지만 지난 12월 20일의 택시파업은 문제 해결의 의지가 거세된, 자본파업에 불과했다. 그들이 내건 요구는 ‘카풀 절대 반대’ 뿐이었다. 카풀의 운용기관의 문제나 그에 따른 수입 감소, 나아가 카풀 도입의 빌미가 된 택시업계의 근본적 병폐 문제 및 요구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같은 막무가내식의 반대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

앞서 밝혔듯, 카풀이 우리나라에 등장하게 된 이유는 승차거부와 난폭운전, 불친절 등이다. 이에 대한 해결 없이 이용자인 시민을 볼모로 삼을 수는 없다. 이 같은 택시의 고질적인 병폐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은 단 한가지다. 바로 전액관리제를 통한 완전월급제를 시행하는 것이다. 수입 전체를 회사에 납부하고, 일한 시간만큼 적절한 임금을 받게 되면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한 난폭운전과 승차거부 또한 사라질 것이다. 또한 시간에 쫓기지 않으므로 불친절할 이유도 없다.

[출처: 김한주 기자]

그렇다면 왜 불법적인 사납금제가 여전히 법인택시업계의 지배적 임금구조로 고착돼 있는 걸까? 이에 대한 답도 간단하다. 사납금제가 법인택시 사업주들의 절대 이익을 담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카풀을 반대하는 4개 단체는 택시사업조합, 개인택시사업조합과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전택), 민주택시노동조합(민택)으로 구성 돼 있다. 얼핏 보면 추구하는 가치가 상반된 이들이 모인 것 같다. 하지만 전택과 민택 역시 소정 근로시간을 축소하고 사납금을 인상하는 불법적 사납금제를 통해 조직을 유지해오며 법인택시 현장을 왜곡시켜 왔다. 결국 카풀 반대 4개 단체 중, 개인택시를 제외한 3개의 단체가 동일한 목적을 갖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일례로 전택. 민택 간부 출신의 법인택시 사업주, 임원들이 유의미한 수로 존재한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카풀로 인한 택시 수입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전택과 민택은 당연히 완전월급제를 주장해야 하는 것 아닐까. 카풀로 인한 수입 감소는 전적으로 사업주들이 고민해야 할 몫이다. 택시노동자는 노동자일 뿐 자영업자도, 수당을 챙기는 영업사원도 아니기 때문이다. 택시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은 결국 시민들이 안전하고 친절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으로 귀결된다. 카풀 문제가 아니더라도, 현재 고질적인 택시 업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전액관리제를 통한 완전월급제가 아니고는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