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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유성기업 노동자 죽음 내몰았다

인권위 ‘정신건강 실태조사’, 2년 동안 서랍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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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0일 또 한 명의 유성기업 노동자가 자살한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가 노동자를 사실상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인권위가 2017년 유성기업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벌였으나, 2년 가까이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8년간 이어진 유성기업 노조파괴로 현재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은 심각한 상황이다. 충남노동인권센터에 따르면 2017년 1년간 자살을 생각한 노동자가 62명(24.3%), 자살을 계획한 노동자는 20명(7.8%), 시도까지 이른 노동자는 5명(2%)에 달했다. 유성 노동자의 정신건강 악화 정도는 일반인의 수십 배나 높다. 인권위 조사결과를 토대로 한 노동자 정신건강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다.

금속노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인권위는 2017년 초 조사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인권위는 최근 노동자가 또 목숨을 끊자 이달 내로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노조 측에 전했다. 하지만 이 마저도 인권위는 조사결과를 따로 내지 않고 유성기업 차별 진정에 대한 결정문에 ‘첨부’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4일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 죽음에 대한 인권위의 사과를 요구했다. 동시에 노동자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뒤늦은 진정 결정문에 첨부하지 말고 즉각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인권위는 이 억울한 죽음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오○○ 노동자의 죽음은 8년 동안 노조파괴를 지속하고, 용인하고, 방조한 자들이 저지른 사회적 타살이다. 인권위는 노동자가 또 죽은 뒤에야 견해를 밝히겠다고 한다면서 발표는 노조가 알아서 하라고 한다. 우리는 죽음을 멈추기 위해서 인권위에 죽음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도성대 유성기업아산지회 지회장은 “동료의 죽음에 참담한 심경”이라며 “인권위가 조사 결과 발표를 미루는 2년 동안 노동자들은 계속 쓰러졌다. 급기야 한 명의 목숨을 잃었다. 가장 믿은 국가기관에서 인권이 짓밟힐 줄은 몰랐다. 노동자들은 여전히 자살을 시도하고 있다. 인권위는 사람이 죽어가는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인권위는 노조 파괴와 인권 파괴가 동시에 일어난 유성기업에서 아무런 일을 하지 않았다”며 “인권위는 민원이 들어오면 문서만 떼는 조직으로 전락했다. 위원장은 노동, 인권 현장에서 잘난 체하라고 있는 자리가 아니다. 인권 문제에 온몸으로 나서는 곳이 인권이다. 인권위 간판 내리기 싫다면 당장 유성기업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발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바람 활동가도 “인권위는 기업의 눈치를 보고 조사 발표를 미뤘다”며 “조사결과가 발표돼야 노동자들이 치료받고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최근 노동자들의 우발적 폭행 사고와 자살 사고는 인권위가 발표를 미룬 탓이다. 인권위는 조사결과를 당장 발표하는 동시에 유성기업 노동자의 죽음을 막으려는 조처를 내려야 한다”고 전했다.

인권위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위원으로 참여한 한인임 일과건강 사무처장도 “조사결과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인권위는 당장 결과를 발표하고 노동자들을 구제해야 한다” 지적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권위 관계자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항의서한은 인권위가 노동자 죽음에 대해 사과하고, 실태조사 결과를 조속히 공개하라는 내용을 담았다.
  • 선거사회주의반대!!

    인권위가 바로서려면 사회단체가 제역할을 해야 한다. 노조파괴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회단체는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가? 사회단체가 지금 정치할 때인가? 노조파괴에 앞장선 기업주들을 고발하고 노조원들의 정신건강 파괴를 언론에 폭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