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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불법파견 시정명령에 ‘꼼수 직접고용’

직군분리에 경력 불인정, 임금 하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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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유플러스가 불법파견 시정명령에 따라 지난 9월 1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했지만, 실상은 직군 분리, 차별을 고착화해 노동, 시민사회계의 반발이 거세다.

희망연대노조 한마음지부(전 수탁사지부)와 시민사회단체는 18일 용산구 엘지유플러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엘지유플러스의 직접고용은 꼼수이며 무늬만 정규직화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엘지유플러스 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고용노동부 불법파견 시정명령과 직접고용을 끌어냈지만, 사측은 꼼수로 응수하고 있다”며 “기존 정규직과 직군을 분리해 차별과 격차를 인정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임금 관련 자료도 제출하지 않는데, 이는 정규직 임금 수준을 은폐하여 저임금을 강요하려는 술책이다. 직접고용 대상자에 복지도 적용하지 않아 분노를 사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마음지부에 따르면 사측은 교섭에서 ‘초임 연봉 2600만 원, 10년 경력 연봉 2800만 원’안을 제시했다. 불법파견 외주업체보다 더 삭감된 안이라는 노조의 설명이다. 또한 사측은 망 관리‧유지보수 업무 중 핵심인 ‘대기 근무’를 노동시간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망 관리 노동자들은 대기를 하다가 ‘콜’이 들어오면 현장으로 이동해 작업을 한다. 수탁사 시절에도 대기근무는 노동시간에 포함됐다. 통상 노동자들은 왕복 2~5시간 이동하며 일하지만, 사측은 이를 40분만 인정하겠다고 했다. 심지어 사측은 직접고용 이전 수탁사에서 일한 경력도 50%만 받아들이겠다고 피력했다. 이도 1차 하청만 해당하는 얘기다.

  이종삼 희망연대노조 한마음지부 지부장

이종삼 한마음지부 지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엘지유플러스가 불법을 감추고 겉으로 직접고용을 하겠다고 했지만, 제대로 해결된 건 하나도 없다”며 “사측은 노동자들의 대기근무와 이동거리를 인정하지 않은 채 노동자 합의 없이 근로조건을 적용하려 한다. 하현회 엘지유플러스 부회장은 스스로 정규직 전환 약속을 어겼다. 엘지유플러스는 CEO와 직접고용 담당자의 직무유기에 마땅히 사과하고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진규 희망연대노조 공동위원장도 “매출 12조, 영업이익 8천억 원의 엘지유플러스가 정규직화 꼼수를 부리는 데 실망감을 표한다”며 “엘지유플러스에 시늉 아닌 상식에 기초한 정규직화를 촉구한다.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희망연대노조는 좌시하지 않고 엘지유플러스를 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김진숙 민중당 서울시당 부위원장은 “정규직 전환에 후퇴안을 거듭 내는 엘지에 분노한다”며 “엘지는 노동자에 희생을 강요하지 말고 대기업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했고, 박석운 진짜사장재벌책임공동행동 대표도 “파견법 제6조의2는 불법파견 확정 후 직접고용 과정에서 기존 노동조건보다 낮아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엘지는 법대로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희망연대노조는 오는 29일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엘지유플러스의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