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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해고자 자결…노조 “생활고, 경찰 폭력 트라우마 극심”

노조 “고인의 뜻 받들어 싸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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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김 모 씨가 2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리해고와 국가폭력이 30번째 사회적 타살을 불렀다.

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고인이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이후 생활고로 힘들어했고, 당시 경찰 폭력으로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고인은 27일 오후 2시 아내에게 “그동안 못난 남편 만나 고생만 시키고, 마지막에도 빚만 남기고 가는구나. 사는 게 힘들겠지만 부디 행복해라”라는 메시지를, 동료에게 “천하에 못난 자식 어머님께 효도 한 번 못하고 떠나서 정말 죄송하다고 전해주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후 고인의 아내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평택의 한 야산에서 목을 매 자결한 김 씨를 발견했다.

노조에 따르면, 고인은 2015년 12월 30일 해고자 복직 합의 이후 사측의 합의 불이행으로 고통을 받았다. 또한 9년 전 옥쇄파업 때 경찰의 폭력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렸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경찰 인권침해사건조사위원회 인터뷰에 응하며 경찰의 폭력 진압을 증언한 바 있다. 고인은 생계 문제로 노조 활동에 결합하지 못했는데, 최근 들어서 아침 1인시위, 목요일 저녁 집회에 참여하며 복직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다.

쌍용자동차지부 김득중 지부장은 “회사가 복직 시한만이라도 알려줬다면, 문재인 정부가 2009년 국가폭력 문제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조사해 해결했더라면 김 조합원은 목숨을 끊지 않았을 것”이라며 “해고자 복직이라는 고인의 뜻을 받들어 싸우겠다”고 전했다.

고인의 동창 김 모 씨는 “(고인은) 밤에는 화물차 배달을 했고, 낮에는 바닥 미장 등 공사 시공을 했다”며 “복직만 손꼽아 기다리면서 밤낮으로 ‘투잡’을 하며 성실히 일했다. 가정과 일에 대해서도 정말 성실했다. 빚을 갚기 위해 몸 사리지 않았고, 새벽에 일해야 한다며 술도 먹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고인은 평택 제일장례식장에 안치돼 있다.

한편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이후 30명의 해고노동자 및 가족이 사망했다. 회사는 올해 정년퇴직자 48명, 2019년 52명, 2019년 상반기 신차 생산 등으로 해고자 복직에 충분한 여력이 있음에도 해고자 복직 합의를 거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