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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故염호석 시신 탈취에 개입한 정황증거 나와

시신탈취 차량에서 본사 고위직 전화번호 쪽지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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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 본사가 2014년 5월 숨진 자사 노동자 고 염호석의 시신을 경찰이 탈취하는 데 개입한 정황증거가 나왔다.


<참세상>은 2014년 5월 18일 오후 7시경 경찰이 시신을 탈취해 운구한 차량 운전석에 본사 고위 관계자 정 모 씨의 휴대폰 번호가 적혀있는 쪽지 사진을 13일 입수했다.

쪽지에는 원래 이름은 없고, 직책과 번호만 적혀 있었다. 익명의 관계자가 사내망을 통해 해당 번호를 검색한 결과, 본사 직원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참세상>은 조회된 이름을 삼성전자서비스 측에 문의해 현재 고위직(그룹장)이란 답을 들었다.


본사 고위직 외에 상조회사 서 모 이사, 부산의 한 협력업체 양 모 팀장의 전화번호도 쪽지에 담겼다. 유족의 번호는 없었다. 당시 운구 차량은 18일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과정에서 노조를 따돌린 뒤, 20일 시신을 몰래 화장했다. 쪽지에 등장한 이들 일부가 기사와 통화하며 시신을 빼돌렸다고 보이는 대목이다.

<참세상>은 고위 관계자 정 씨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닿지 않았다. <참세상>이 정 씨의 부서에 메시지를 남기자, 다른 고위 관계자가 <참세상> 측에 전화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검찰이 (삼성 노조파괴 관련) 수사에 착수한다는데 나중에 검찰에서 다 나오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스스로 삼성전자서비스의 업무 총괄을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세상>은 이 관계자에게 쪽지에 등장한 정 씨와의 통화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상조회사 서 모 이사 역시 “우리 회사가 조회한 결과, 염호석 고인의 장례를 맡았다는 데이터는 없다”며 “내 번호가 왜 거기(시신 운구 차량)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서 이사는 “삼성전자서비스와 우리 회사는 계약 관계로 임직원 상이 발생하게 되면, 일회용품을 지원하고 장례 상담을 돕는다”고 답했다. 고 염호석은 삼성전자서비스 임직원이 아닌 협력업체(하청) 노동자였다. 협력업체 노동자의 장례에 본사가 개입하고, 경찰 기동대가 투입된 배경에 더욱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에는 전화번호가 담긴 쪽지 외에 주차권도 찍혔다. 주차권은 서울의료원강남분원 것으로 입차 시간(2014년 5월 18일 오후 6시 25분)도 경찰이 기동대 300명을 투입해 시신 탈취를 시도한 때와 겹친다.

고인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분회장이었다. 고인은 2014년 5월 17일 차 안에서 ‘지회가 승리하는 날 화장에 달라’는 유서와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조는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시신을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