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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백남기 부검영장 집행 시도…투쟁본부, 장례식장 문 봉쇄

유족 법률대리인단 협의 결렬 후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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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로경찰서장 주위를 경호하는 경력들과 그 앞 “부검 반대” 피켓을 들고 선 시민들 [사진/ 정운 기자]

경찰이 23일 오전 10시 백남기 농민의 부검 영장 강제 집행을 시도했다. 500여명의 시민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모여 경찰의 진입을 막았다. 유족은 기자회견을 열어 부검 반대 의견을 직접 표명했다.

경찰은 영장 집행을 위해 9개 중대, 800여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경찰은 영장 집행을 위해 유족과 직접 만나려 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단 이정일 변호사는 “가족들은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한 분들을 만나려니 고통스럽고 힘들다고 했다”며 만남을 거부했다. 법률대리인과 경찰 간 협의는 11시 30분부터 20분 동안 장례식장 밖 천막에서 진행됐다.

  23일 오후 12시 50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입구 앞에서 기자 브리핑 중인 백남기 투쟁본부 [사진/ 정운 기자]

이정일 변호사는 협의에서 부검 영장 집행에 응할 수 없다는 유족 입장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은 유족이 직접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 오늘은 집행하지 않을 수 있다고 답했다.

백도라지 씨는 법률대리인과 경찰의 협의 후 기자회견을 열어 “저희(유족)는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한 경찰과 만날 수 없다”며 “(영장 집행) 명분을 쌓는 꼼수에 절대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3일 오후 1시 15분 경 기자 브리핑을 열고 철수 뜻 밝힌 홍완선 종로경찰서장 [사진/ 정운 기자]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은 “유족의 뜻을 존중해 철수하겠다”며 향후 영장 집행에 대해서는 “다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후 1시 30분께 철수했다.

경찰은 협의 과정에서 영장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정일 변호사는 이에 “영장 내용에 집행 절차에 문제 되는 측면이 있어 공개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은 “유족을 만나지 못해 보여드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앞서 백남기투쟁본부는 오전 9시 40분께 경찰의 영장 집행 통보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투쟁본부는 집행 시각 20분 전에 통보하고 시민들의 보호가 취약한 틈을 타 기습적으로 집행하려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경찰이 다시 영장 집행을 시도할 가능성은 농후하다.

  부검반대 뜻 재차 밝히는 고 백남기씨의 유가족 백도라지씨 [사진/ 정운 기자]

백도라지 씨는 “경찰은 언제든 강제로 들어올 수 있다. 경찰차 수십 대가 (장례식장 근처에) 대기하고 있다. (아버지의) 마지막 가는 길 편히 보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시민에게 호소했다.

23일 오후 2시 반 현재 약 500명의 시민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지키고 있다.

  부검반대 손피켓을 들고 장례식장을 지키는 ‘지킴이’ 시민들 [사진/ 정운 기자]